도시유전 정영훈 대표, 아버지의 세라믹 기술에서 글로벌 재생원료 기업까지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화학 원료로 되돌리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유전입니다.

최근 도시유전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재생원료를 실제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에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에는 아버지 고 정흥제 박사의 세라믹 기술이 있었고, 그 기술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아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의 10년 넘는 사업화 과정이 있었습니다.

도시유전의 시작은 아버지 정흥제 박사였다

도시유전의 기술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정영훈 대표의 부친인 고 정흥제 박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흥제 박사는 세라믹 소재 기술을 연구해온 인물로, 도시유전 기술의 기반이 된 세라믹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처음부터 폐플라스틱을 석유로 바꾸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기술의 모태는 선박용 연료절감장치였습니다.

선박에서 사용하는 중질유에 세라믹에서 발생하는 파장에너지를 적용하면 보다 가벼운 성질의 연료로 변화시키는 원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이 기술을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데 적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기존 폐플라스틱 열분해 방식과 달리 높은 온도로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저온에서 세라믹 기술을 활용해 분자 구조를 분해하는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이 도시유전 기술의 출발점입니다.

아들 정영훈 대표가 아버지의 기술을 사업으로 바꿨다

기술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유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정영훈 대표입니다.

정 대표는 아버지의 기술 가능성을 확인한 뒤 자신이 하던 기존 사업을 접고 2015년부터 도시유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당시에는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생산한다는 개념 자체가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실험실에서 기술이 구현되는 것과 실제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습니다.

정 대표는 2014년까지 10㎏ 규모에서 최대 10t 규모까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규모를 키웠을 때 오히려 효율이 좋아지는 점을 확인하면서 사업화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도시유전의 역사는 단순한 가족기업 승계 이야기라기보다 아버지가 개발한 기술을 아들이 사업화하고 상용화까지 끌고 간 과정에 가깝습니다.

2015년 이후에도 사업화는 쉽지 않았다

도시유전이 2015년에 출발했다고 해서 바로 공장이 돌아간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보다 법과 제도였습니다.

당시에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고체연료와 관련된 제도는 있었지만,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에서 생산한 액체 형태의 재생연료를 어떻게 분류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정영훈 대표는 관련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관련 법령이 정비되면서 사업화의 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인천에서 실증상용화를 위한 시설 운영에 들어가며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외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됐습니다.

도시유전 기술은 무엇이 다른가

도시유전이 내세우는 핵심 기술은 비연소 저온분해 기술입니다.

기존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높은 온도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도시유전은 세라믹 촉매와 파동에너지를 활용해 300℃ 이하의 저온에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의 탄소 결합구조를 분해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생원료를 도시유전은 RGO(Regenerated Green Oil)라고 부릅니다.

핵심은 단순히 폐플라스틱을 태워 연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데 있습니다.

도시유전 측은 생산된 원료가 나프타 수준의 품질을 구현해 NCC 등 석유화학 공정에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정읍에서 기술이 실제 생산으로 이어졌다

연구와 실증에 머물렀던 기술은 이제 실제 생산 단계로 넘어왔습니다.

도시유전의 기술이 적용된 웨이브정읍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전기를 이용한 저온 간접가열 방식으로 처리해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4,550t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도시유전이 단순히 기술을 보유한 환경기업에서 벗어나 실제 생산된 재생원료를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기업으로 한 단계 올라선 것입니다.

도시유전이 주목받은 결정적인 이유, 트라피규라 수출

2026년 도시유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원자재 거래기업 트라피규라(Trafigura)와의 계약입니다.

도시유전은 웨이브정읍에서 생산되는 나프타급 재생원료 전량을 트라피규라 공급망을 통해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내 자체 기술로 생산한 나프타급 재생원료가 해외 글로벌 공급망에 공급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인 ISCC PLUS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의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원료를 만들어 공급한다는 사업 모델이 확인된 셈입니다.

왜 지금 도시유전에 관심이 커지고 있을까

도시유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환경 규제와 석유화학 산업의 변화가 함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와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석유 기반 원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순환경제가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석유·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재생원료의 가치도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실제 도시유전의 나프타급 재생원료 해외 공급 계약도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성사됐습니다.

폐플라스틱에서 나프타, 그리고 SAF까지

도시유전이 바라보는 시장은 재생원료 판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정영훈 대표는 과거부터 재생유의 품질을 높여 석유화학 원료 시장으로 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혀왔습니다.

사업 모델도 재생원료 자체를 판매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도시유전은 재생원료 생산설비를 공급하고 유지·관리하는 사업까지 확대하는 방향을 추진해왔습니다.

해외에서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등과 폐플라스틱 처리 및 RGO 관련 협력을 진행해왔습니다.

2024년에는 말레이시아 말라코프 그룹과 폐기물 친환경 RGO 시스템 처리 사업을 위한 실무협업 계약을 체결했고, 베트남에서는 폐플라스틱 분해유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도시유전의 이야기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기술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기술은 사업이 됐다

아버지 정흥제 박사가 세라믹 기술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아들 정영훈 대표는 그 기술을 폐플라스틱 자원순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적용하고 사업화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2015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법과 제도의 장벽을 넘고, 실증시설을 운영하고,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긴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2026년에는 정읍에서 생산된 재생원료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으로 향하면서 사업의 방향이 한층 명확해졌습니다.

결국 도시유전의 핵심은 ‘폐기물을 처리한다’에서 ‘폐기물을 다시 산업 원료로 만든다’로 사업의 가치가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도시유전의 미래,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다만 해외 수출 계약 하나만으로 도시유전의 사업성을 확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생산시설의 안정적인 가동과 수율, 재생원료의 품질 유지, 실제 판매단가와 수익성, 추가 해외 공급계약 여부입니다.

특히 웨이브정읍의 생산능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고 추가 생산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재생원료 수요가 커진다고 해도 실제 기업가치는 기술력뿐 아니라 생산 규모와 원가 경쟁력, 장기 공급계약, 현금흐름으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도시유전을 볼 때는 ‘폐플라스틱을 석유로 바꾸는 기술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기술이 실제 상업 생산과 글로벌 판매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시유전, 왜 사람들이 다시 보기 시작했나

도시유전은 2015년 설립된 환경·에너지 기업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뿌리는 그보다 앞선 시기 아버지 정흥제 박사의 세라믹 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버지가 만든 기술을 아들이 사업으로 발전시켰고, 10년 이상의 검증과 제도 개선 과정을 거쳐 정읍 상용화 시설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폐플라스틱에서 만든 나프타급 재생원료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기술이 씨앗이었다면 정영훈 대표의 10년은 그 씨앗을 사업으로 키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도시유전을 지켜볼 핵심은 명확합니다.

정읍 생산시설의 안정적인 가동, 추가 해외 공급계약, 생산능력 확대, 재생원료의 수익성 그리고 SAF 등 신규 시장 진출입니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화학 원료로 되돌리는 도시유전의 도전이 실제 글로벌 순환경제 사업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합니다.

도시유전처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생원료 산업은 앞으로 환경 규제와 석유화학 산업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비상장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나 투자 관련 정보는 공개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기술 뉴스와 실제 사업 성과를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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