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갱신거절 후 재임대, 대법원 손해배상 판결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집주인이 이후 다른 세입자에게 주택을 임대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계약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026년 10월 12일 보도된 이번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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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집주인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실거주 갱신거절 후 재임대, 어떤 사건이었나

이번 사건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습니다.

임차인 A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보증금 6억 6,000만 원에 아파트를 임차했습니다.

계약 종료를 앞둔 2022년 5월 A씨는 임대인 B씨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지만, B씨는 직접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B씨는 2022년 9월 전입신고를 했고, 이듬해 2월 입국해 2024년 4월까지 실제 거주했습니다.

그러나 B씨는 2024년 2월 해당 아파트를 새로운 임차인에게 보증금 8억 2,000만 원에 임대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새로운 임대차 기간은 2024년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였습니다.

A씨는 계약갱신이 거절되지 않았다면 보장받았을 2년의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전에 집주인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집주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게 됐습니다.

대법원이 판단한 정당한 사유의 기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기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려면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해야 하며,

그 사정으로 인해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가지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그 사정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주택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임대인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자금 사정을 주장하는 경우에도

그 사정이 계약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었는지,

제3자 임대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는지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은 왜 인정되지 않았나

임대인 B씨는 자신과 남편이 공유한 다가구주택에서 임차인 6명이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환해야 할 보증금은 총 6억 9,000만 원이었지만 새 임차인들에게서 받은 보증금은 1억 8,0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B씨는 소득이 없어 대출을 받기 어려웠고, 주택을 매도하더라도 양도소득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당시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확산하면서 다가구주택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 요구가 집중된 상황을 고려해 임대인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달리했습니다.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반환채무는 계약갱신 거절 당시에도 이미 존재했습니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보증금을 마련할 여러 방법 중 제3자 임대를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가 불가피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임대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주장과 법률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거주 갱신거절 후 재임대하면 손해배상액은 얼마인가

이번 사건에서 2심은 새 임대차계약의 환산 월차임과 계약갱신 거절 당시 환산 월차임의 차액을 기준으로 2년분 손해액을 산정했습니다.

그 금액은 4,400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 A씨가 청구한 금액은 3,800만 원이었기 때문에 법원은 청구 범위 안에서 손해배상액 3,8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임대인 B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원심의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3,800만 원은 해당 사건의 계약 조건과 손해 산정, 청구 금액을 바탕으로 인정된 액수입니다.

다른 임대차 분쟁에서도 동일한 금액이나 계산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계약 내용과 법률상 기준, 실제 손해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하기 전에 확인할 사항

임대인은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기 전에 실제 거주 계획과 향후 주택 사용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을 거절할 당시 이미 알고 있던 채무나 예상 가능한 자금 사정은 이후 제3자 임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면 사정이 언제 발생했는지,

계약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제3자 임대 외에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 요구 내역이나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자료, 자금 흐름, 계약서 등 관련 자료도 실제 상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료를 갖추었다고 해서 정당한 사유가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종적으로는 해당 사정의 예측 가능성과 제3자 임대의 불가피성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합니다.

세입자가 손해배상을 검토할 때 알아둘 점

세입자는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해당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면

기존 임대차계약서와 계약갱신요구 기록, 갱신거절 통지 등을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계약의 종료일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체결 시점, 임대차 기간도 중요한 확인 사항입니다.

제3자에게 임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역시 분쟁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임대차계약서 등은 기존 임차인이 직접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확인 가능한 자료를 정리하고 구체적인 입증 방법을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는지,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재임대했는지,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재임대하면 무조건 배상해야 하나요?

무조건 배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당한 사유의 인정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판단합니다.

정당한 사유는 임대인과 임차인 중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대인은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손해배상액은 관련 법률상 기준과 계약 조건, 실제 발생한 손해 등을 토대로 판단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환산 월차임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2년분 손해액이 4,400만 원이었지만, 임차인이 청구한 3,800만 원이 인정됐습니다.

모든 사건에 동일한 금액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

이번 대법원 판결은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다른 세입자에게 임대하려면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 이상의 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계약갱신을 거절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는지, 그로 인해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임대인은 갱신거절 사유와 이후 주택 사용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와 거절 통지, 재임대 시점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해 권리 행사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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